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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뉴스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사태

by Editor Lee 2020. 1. 7.

작가들의 꿈인 이상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소설가들이 있습니다. 소설가 이상이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느낌 때문에 작가들이 받고 싶어 하는 문학상이 된 이상문학상 수상을 왜 거부한 것일까요? 알고 보니 이 이상문학상을 만든 출판사인 '문학사상사'가 수상 후보작으로 결정된 작가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그 출판사에서는 수상작을 발표하기 전에 후보자에게 만약 '수상할 경우 작품의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라'는 계약 조건을 내걸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상문학상 수상집 2019년

이상문학상은 소설가 이상을 기리기 위해 1977년에 만들어졌으며 권위있는 국내 문학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소설가 '이상'의 이름을 따 만들어서 소설가 이상에 대한 느낌과 겹쳐 많은 작가들이 받고 싶어 하는 상이라고 합니다. 이상문학상을 운영하는 출판사인 '문학사상사'는 해마다 1월이면 전년도에 발표된 작품 중에서 우수한 소설을 선별하여 이상문학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대상과 우수상 수상작으로 채워집니다. 작가들의 수상 거부가 이어지자 출판사는 수상작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습니다.<문학사상사>는 그동안 대상 수상작에 대해 3년간 저작권을 출판사에 양도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작년부터 우수상 수상작에 대해서도 3년간 저작권 양도 계약을 수상 후보자에게 요구했다고 합니다. 

 

2020년 우수상 후보자인 소설가들이 이 계약조건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이상문학상 수상을 거부했습니다. 

 

 

<문학사상사>에서 수상 후보자에게 제시한 저작권 양도 계약 내용 (출처 : CBS)

 

공모전의 경우 과거에는 수상작의 저작권을 공모전 주최 측에서 양도받는 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창작자의 위치에서 보면 공모전에 입상하는 것은 좋지만 자신이 창작한 작품의 저작권을 주최 측에게 양도하는 것에 대해 꺼리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주최 측의 횡포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이 저작권을 넘기고 상을 받는 일이 발생하자 불공정한 상황으로 보고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상문학상의 경우 공모전도 아니고 이미 세상에 발표된 작품들 중에서 우수작을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공모전도 수상작의 저작권을 강제로 양도하는 일에 거부감이 있는데 하물며 이미 발표된 작품을 나중에 문학상 후보로 선정해 놓고 상을 받으려면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하라는 요구는 매우 불공정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랜 전통을 지닌 이상문학상의 그림자가 어둡게 깔리고 있습니다.